
2007/04/29 15:04
블로그에서의 이슈라는 것이..
'화제가 되고 있는 것',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 이라는 의미보다는, 누군가가 '화제로 만들고 싶은 것'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 받았으면 하는 것'을 몇몇 열성적인 사람들이 블로그라는 미디어를 통해 열심히 쏟아내서 형성되는 것 같이 느껴진다. 이거 좋더라, 재밌더라 하는 좀 긍정적인 글은 하루이틀 정도 반짝 하다가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이슈가 되는 글들 추천을 많이 받는 글은 죄다 "싸우자!" 라고 외치고 있다. 좀 나쁘게 말하면 쌈닭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비판하지 않으면 글이 안되고, 뭔가 흠집 잡아 한마디 하지 않으면 말이 안되나 보다.

단상, 고찰, 분석, 제언, 고함(告-) 같이 기성매체에서 볼 수 있는 권위적인 표현들의 남발은 이제 무덤덤할 정도다.
삐딱한 시각으로 적당히 물속에 집어넣었다 뺐다 고문이 따로 없다. 칭찬만 늘어놓게 되면 제까닥 ~빠 라는 호칭이 붙는다(비난하면 ~까가 붙지). 플톡만 칭찬하면 플톡빠, 미투데이 칭찬만 하면 미투빠. 어쩌지? 난 둘 다 별론데. 그럼 쌍박이야? (몇 군데만 더 까면 골든박 되겠다) 죽이지도 살리지도 않게끔 적당히 물먹이고 나서 '애정어린 충고'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슥 빠져나간다.
저질 신문기사에서 자주 써먹는 수법인 물음표(?) 붙이기도 빼놓을 수 없다. 자기 마음대로 휘갈겨 써놓고 끝에다 물음표를 하나 붙이는 것으로 이것이 반드시 사실이란 보장은 없고 "아님 말고"식으로 찍찍 싸지르는 기사를 두고 욕하면서 정작 블로그에 올리는 글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아무것도 검증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근거도 없는 이야기를 멋대로 지어내서 올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 글을 인용하면서 '이게 사실이라면 굉장한 문제다'가 되고, 그게 다시 이야기가 돌면서 '그런 문제가 있다더라'가 된다. 악질적이고 저급한 루머 만들기의 전형적인 사례다. 욕하면서 배운다더니 딱 그 꼴이다.
분명, 블로그는 개인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미디어 수단으로서 매우 매력적이고 훌륭한 도구이다. 포털 게시판에 글을 열심히 올려대는 것과는 별도로, 디씨나 웃대에서 고정된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것 이상으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남들에게 자기가 하고 싶은 말 하기에 이것 만큼 편하고 효율적인 도구가 없다는 건 나도 잘 알고 있고 그렇게 활용할 생각이다 (잊지 않겠다 닷*임, 하*로텔*콤). 하지만 대부분의 블로그들이, 대부분의 글이 죄다 뭔가 삐딱하고 비판적이고 날카롭게 박박 긁고 있는 건 좀 닌자거북하다.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문화를 폐쇄적이라고 말하기 이전에, 한 걸음 물러서서 보면 블로고스피어라고 부르는 이 집단도 별반 다를거 없어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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