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18 13:31
네이버, NHN

순진한 척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부자집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나름 애정어린 충고로서 "순진한 척 그 큰 눈을 더 크게 뜨고... 그래, 그 표정. 그거 가증스러워 보일 수 있거든? 고치도록 하렴" 합니다. 며느리는 제 방에 돌아가 억울하다며 남편에게 하소연하고, 시어머니는 시어머니대로 조용조용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하면서 제 하고 싶은 말 다 하는 며느리가 당돌하다고 씨근댑니다. 새삼스럽지도 않게 최근들어 여기저기 시끄러운 네이버 중립성 논쟁에서, 어느 주말에 본 이 드라마의 한 장면이 자꾸 연상이 됩니다. 사람들은 네이버가 순수하지 않다고, 편파적이라며 비난하고, 네이버와 그 직원들의 블로그에서는 억울하다며 드라마에서 며느리가 '어머니는 내 진심을 못 알아주셔'하며 하소연 하던 것 같이 '오해'만 연발합니다.

다음이든 엠파스든, 그 어떤 웹사이트도 온전히 중립적일수는 없습니다. 양고기 국이 아무리 맛있다고 한들, 모든 이의 입맛에 맞는 것은 아니라는 말처럼 어떠한 스탠스를 취하더라도 이를 고까워하고 적대하며 비난할 사람들은 항상 있기 마련입니다. 때문에, 네이버가 무슨 유스티티아 여신도 아니고 완전한 공정성, 중립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비난하는 이유는, 네이버가 '우리는 충분히 중립적이며 문제없다!'고 강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는 중립을 지키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리할 것이다'고 했다면 어땠을까요. '그건 오해입니다'가 아니라 '그건 사실 이렇습니다'였으면 한결 나았을겁니다.
시각에 따라 중립적이지 않아보일 수 있다,고 인정을 하고 '중립적이지 않아서 죄송하다'가 아니라 '노력이 충분치 않았나보다, 죄송하다, 더 노력하겠다'고 했어야 합니다.

시어머니가 너 그거 가증스러워보여, 라고 했을때 며느리가 "예 죄송해요 어머니. 그런 의도는 아닌데 그렇게 보이나 봐요. 고칠게요 어머님" 했으면 어떤 시어머니가 그 며느리를 미워하겠습니까. "예? 아녜요 어머님, 그건 어머니가 오해하시는거예요 저 이거 내숭떠는거 아니예요!" 하고 자신의 결백만 주장하기 급급한 며느리, 글쎄요 곱게 보긴 어렵지 않을까요.

물을 틀어쥔 사막의 제왕

네이버의 방식은 멀쩡한 평원에 수원지를 독점하고 둑을 쌓아 물이 흐르지 않게 하여 평원 전체는 사막이 되든 말든, 쌓아놓은 둑 안의 풍요로움을 즐기려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주변의 부족들이 자신에게 복속해오면 좀 더 넓은 지역이 물의 풍요를 누릴텐데, 왜 굳이 둑을 허물어 물을 빼앗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푸념하는 것 처럼 보입니다. 물이 이 평원 전체에 흐르게 하면 복속이니 투쟁이니 하지 않고도 모두 생존할 수 있을텐데. 오랜기간 물을 다루어왔으니, 이제는 물이 좀 흐르게 해도 충분히 자신들이 상대적으로 우월한 풍요를 누릴 수 있을텐데! ㅡ 무엇보다, 애초에 물 자체는 그들의 것이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네이버가 부럽습니다. 덩치도 큰 녀석이 몸도 재빠르고, 영리하기까지 합니다. 뭐, 가끔, 이번처럼 삐끗하긴 하지만.. 그 무엇보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훈수를 두어 준다는 사실입니다. 이래서는 안된다, 이러면 어떠냐. 단지 현상을 질책하고 비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하면 좋지 않겠니 하고 말은 까칠하지만 분명히 대안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를 택하든, 그로부터 인사이트를 얻어 제 3의 길을 택하든, 고민거리에 대한 나름의 답을 계속 유추해 나갈 수가 있습니다. 만약, 지금의 라지엘 스튜디오의 서비스가 정치적으로 편향적이었다든가, 무슨 문제가 있었다든가 한다고 해서 이슈거리나 될까요? 누가 이렇게 하면 좋겠다고, 현실적인 대안이나 개선책을 제시나 해 줄까요? 서비스 하나 제대로 운영 못하더라고 뒤에서 쑥덕이며 비웃는 걸로 말겁니다. 체벌반대를 주장하시는 분들이 치를 떨며 싫어하시는 사랑의 매, 기업을 향해서는 충분히 약이 되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저는 다음에는 Daum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쓰고 싶습니다. 이런 부분은 이렇게 하면 더 좋을텐데, 이 부분은 참 잘했지만 이 부분은 좀 그렇다.. 라든가. 유니크제로에서 전략론을 언급하며 한번 이야기했지만, 아직 하고 싶은 것이 더 많습니다. 글쎄요, 제가 Daum에 좀 더 기대를 걸게 되는 건 왜일까요? -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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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꿈마루 | 2008/06/22 05:12

네이버와 NHN도 처음부터 덩치가 컸던 것은 아니죠. 오히려 비견되는 다음보단 조금 후발주자의 위치에 서 있기도 했고요. 지금은 뭐 '물을 틀어쥔 사막의 제왕'에 비유하신 설명이 굉장히 적절하다고 느껴집니다. 그러한 인상을 받은 지 좀 오래됐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도 재빠르고, 영리하기까지 해서인지 여전히 중심에 서 있다는 느낌이군요.

비판 쪽의 글을 조금 읽어봤지만, 네이버와 그 직원들의 블로그는 가본 적이 없습니다만, 사견으로는 분명 네이버는 꺾어버렸습니다. 대외적으로는 결백을 주장하면서 내부에서는 무엇이 문제였는지 알 것도 같은데 말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할련지 그것이나 지켜보렵니다.  _ [수정/삭제]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