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을때는 방의 조명을 밝게 하고 모니터에 너무 바짝 붙어 읽지 않는 것이 눈眼과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루미는 호프집에서 맥주잔에 소주를 콸콸 들이붓고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선다.
"석란시청 정보통신과를 위하여!" "위하여!!" 숨죽이고 보고 있던 직원들 일제히 환호한다.
술잔을 들고 잠시 심호흡하곤 단숨이 들이켠다. 다들 박수치고 각자의 술잔을 원샷한다.
입 스윽 닦고 루미, 노트북 가방 집어들고 생글생글 웃으며 "저.. 먼저 가보겠습니다~"
걸쭉한 목소리로 김계장이 루미를 불러세운다 "이야...루미씨 되게 열심이야. 일하면서도 바쁜데 블로그 제작까지 하구 말야" "에이, 그냥 취미로 하는 건데요 뭐.. 그럼 저 먼저 ^-^;" 갈듯 나서는데 김계장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다시 붙잡는다. "아이.. 벌주 한잔으론 안되지이~ (직원들 노트북 가리키며) 우리 노트북이라도 한번씩 손봐주고 가.. 응?" 보던 사람들이 제각기 한마디씩 한다 "맞아.. 내 노트북도 요즘 이상하던데 루미씨가 좀 봐주라 응?" "공대출신이라며 이런거 잘 하잖아아.."
사람들은 기대에 차서 바라보는데, 루미가 조용히 말을 꺼낸다,

"저.. 노트북 한번 손 봐드리는거 어렵지 않은데요.. (맥주 한잔 따르더니 벌컥벌컥 마시고는 사악하게 웃으며) 니들이 나 컴퓨터 공부하는데 보태준거 있냐? (쾅 하고 테이블에 맥주잔을 내리친다. 맥주잔이 쩍 하고 금가고, 사람들 경악한다)" 아, 저 루미씨 왜 그래.. "그래, 나 어릴때부터 컴퓨터 해서 공대들어갔다. 근데, 졸업하고나서 들어가는 벤처기업마다 다 부도나고, 뽀개지고, 나중엔 월급까지 떼어먹고 도망가드라? 그래, 그래서 나 적성에 안맞게 공무원해~ 맨날 서류에 오타난거 찾고, 종이컵 몇개, 복사용지 몇개, 사무실 비품비 계산하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내가 속터져 죽겠는데, 내가 니들 주식하고 고스톱치는 노트북까지 관리해줘야 돼? 내가 왜? 내가 미쳤냐! 아오... 내가 진짜 이것들을 아오.. (뻥 하고 탁자를 걷어찬다)"
루미는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고는 난처한 미소를 지으며 .... 마음의 소리 "...라고 말하면 짤리겠지?"
할 수 없는 듯, 루미는 김계장 노트북부터 켜서 뽕짝 mp3 좀 넣어주고 알송으로 플레이 시켜본다. 사람들 박수치며 환호, 너도나도 밀려드는 노트북 정리해주면서 루미 마음의 소리 " 그래.. 인생 뭐 별거 있어? 전공이고 꿈이구 나발이구, 그냥 이렇게 살다 가는거야 흐.. 그런거지 뭐"
# 63일 후 오픈소스 프로젝트 매니저 - 두루미
시청 정보통신과 낮, 루미는 수북한 서류들을 들고 비틀거리며 계장자리에 내려놓는다. "계장님 여기 말씀하신 서류요.." 인터넷 뉴스를 보고 있던 김계장, 심드렁 하게 대꾸하다가.. 티스토리닷컴 관련 기사에 나온 노팀장님 사진을 가리키며. "두루미씨, 이 사람 자기 동창이랬지? 잘하나보네..나 요새 블로그가 자꾸 땡기는데 말야, 초대장 하나 얻어줄 수 있어?" 루미는 흘끔 들여다보는데 "CEO로 변신한 천재해커" 등 칭찬 일색의 기사를 보곤 불퉁해져서, "얘 되게 못해요~"
김계장 의아하다는 듯, "아니 그래도, 한국과학기술원 나왔다는데.." 더욱 불퉁해서는 "서울에 카이스트 이름만 딴 학원이 을~마나 많은데요, 그거 보도자료도 다 지 돈 내서 낸걸거구요, 사용자도 일가친척에 친구에 선후배들한테 초대장 뿌려서 긁어모은 걸 껄요! 다 돈지랄이예요 다~" 김계장이 벙쪄서 보는데도 홱 돌아 루미는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그래도 궁금한 듯 자기도 파이어폭스 띄워, 어제 얻어둔 티스토리 초대장으로 가입해본다. 관리자 모드 들어가서 이것저것 만져본다. "잘 만들었네.." (더더욱 부루퉁 해져서) 치이..
그때 멀리서 직원, "석란시 정보특구 아이디어안 다 내셨죠? 조기마감 합니다!"
루미 다급히 일어나 "잠깐만요!! 저 아직 안냈어요, 10분만 기다려주세요!"
갑자기 워드를 띄우는 루미.
"문학의 도시 석란, 블로그를 통해 석란시를 소통하는 문학의 도시로!"
- 다음회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