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법이 개정되었다. 일각에서 인터넷을 아예 하지 말라는거냐며 반발할 정도로 규제가 강력할 뿐만 아니라 범위도 제법 넓은 편이다. 일단 뭐가 어떻게 바뀌었고,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 지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하자. 반발을 하든 수용을 하든 당신의 자유지만, 일단 알고는 말해야 할 것 아닌가. 언론에서 다이제스트 해준 인스턴트 정보를 후루룩 마시고 평가하지 말고, 싱싱한 원재료를 공들여 요리하시기 바란다.

 

다만 미리 일러둘 것은, 역시 법률 전문가가 아니므로 이하의 해석이 반드시 전문가 및 실제 법정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며, 해석에 오류가 있을 수 있음 을 견지하고 이 글을 읽기 바란다. 오류의 지적은 언제든 환영하니 최소한의 격식만 갖춰주시라.

 

 

변화된 내용

 

이 글에서는 사소한 변화들은 차치하고, 크게 변한 것들만 살펴보겠다.

원문은 [국회법률지식정보시스템]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법제처]에서도 역시 찾을 수 있으니 흥미있는 분들은 되도록 원문을 검색하여 확인하실 것을 권한다.

 

제9조(업무상저작물의 저작자) 법인등의 명의로 공표되는 업무상저작물의 저작자는 계약 또는 근무규칙 등에 다른 정함이 없는 때에는 그 법인등이 된다. 다만,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이하 “프로그램”이라 한다)의 경우 공표될 것을 요하지 아니한다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이하 프로그램)은 별도로 공표하지 않더라도, 업무를 위해 개발한 것은 별도 계약이 없는 한 소속 회사의 것으로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즉, 당신이 회사에서 업무중에 작성한 코드는 echo 문 하나까지도 업무상저작물로서 회사의 재산이란 소리다. 그러므로 회사의 승락없이 외부로 복제, 반출하는 것은 저작권법 위반이 된다.

 

물론, 회사에 고용되어 개발하는 경우만을 놓고 말하면 개정 전의 법률의 해석으로서도 이미 그렇게 진행되어 온지 오래이기 때문에 새삼스러운 일은 없겠으나, 프리랜서/용역 계약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다르다.

 

지금까지는, 별도 명기가 없는 한 저작권 자체는 제작자(제작사)가 그대로 갖고 있고, 클라이언트에게는 포괄적 사용권을 부여하는 형태로 계약이 되어왔다. 계약에 따라 제작자가 영구히 저작권을 포기, 양도한다는 항목을 계약서에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것은 역설적으로 이러한 명기가 없는 한 저작권은 저작자에게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 보는 것이 타당하겠다. 그러나 앞으로는 개정된 법률에 따라 상황이 반전된다. 클라이언트의 의뢰를 받아 그 의도에 맞추어 개발하는 행위는 '업무'로서, 산출물인 소프트웨어는 업무상저작물로 분류되어 계약서상에 별도 명시가 없는한 그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은 클라이언트쪽이 갖게 된다. 1 어지간하면 그런 일은 없겠지만, 외주 용역을 수행하는 분들이 있다면 계약서 작성시 저작권 등에 관한 부분을 꼼꼼히 확인하시고 진행하시기 바란다. 종종 법률 문제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곤 하는데, 프리랜서들은 의외로 법률 지식이 취약하더라.  자기 권리는 아무도 대신 지켜주지 않는다. 스스로 지키시라.

 

제20조(배포권) 저작자는 저작물의 원본이나 그 복제물을 배포할 권리를 가진다. 다만, 저작물의 원본이나 그 복제물이 해당 저작재산권자 허락을 받아 판매 등의 방법으로 거래에 제공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21조(대여권) 제20조 단서에도 불구하고 저작자는 판매용 음반이나 판매용 프로그램을 영리를 목적으로 대여할 권리를 가진다.

 

예전에는 제21조(대여권)에 '판매용 음반'에 대해서만 대여권을 인정했었는데, 이번 개정되면서 '판매용 프로그램(상용 소프트웨어)'가 포함되었다. 이 항목에 관해서는 좀 더 자세한 정보를 모아 차차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다.

 

제37조의2(적용 제외) 프로그램에 대하여는 제23조·제25조·제30조 및 제32조를 적용하지 아니한다

 

프로그램에 대해서만은 제23조 재판절차등에서의 복제, 제25조 학교교육 목적등에의 이용, 제30조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제32조 시험문제로서의 복제를 불허한다는 신설 조항이다. 학교에서 교육/시험의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프로그램은 제 값 주고 정상적으로 구매하라는 뜻이다. 더불어,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 이용하는 경우'(사적이용)에도 일체 복제할 수 없다는 단서이다. 한 집에 2대 이상의 PC가 있어서, 소프트웨어 라이센스 하나로 가정내에서 각 PC별로 사용하기 위해 복제하는 것도 불법이다.

 

제45조(저작재산권의 양도) ②저작재산권의 전부를 양도하는 경우에 특약이 없는 때에는 제22조에 따른 2차적저작물을 작성하여 이용할 권리는 포함되지 아니한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프로그램의 경우 특약이 없는 한 2차적저작물작성권도 함께 양도된 것으로 추정한다

 

앞에서 업무상저작물에 관한 이야기와 이어서 읽는 것이 좋겠다. 프로그램의 저작권을 넘기는 경우, 특별한 제한이 없는한 2차적저작물 작성권도 함께 넘어가게 된다. 이 얘기는 뭐냐면, 저작권이 넘어간 소프트웨어의 일부로서 포함된 라이브러리 등을 활용하여 파생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권리는 물론 타인이 그러한 2차적 저작활동을 하는 것을 제한할 수 있는 권리도 함께 넘어간다는 뜻이다. 저작권을 양도할 때에는 신중하게 생각해야한다.

 

제5장의2 프로그램에 관한 특례의 부분은 제101조의2 ~ 제101조의7 항목이 모두 신설된 것이므로 이곳에 붙여넣는 대신 [원문링크]를 직접 참조하기 바란다.

 

제101조의2 3항에서 '해법: 프로그램에서 지시,명령의 조합방법'에 대해 저작권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알고리즘은 저작권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제101조의4에서는 리버스엔지니어링에 관해서도 규정이 있으니 개발자들은 참고해두는게 좋겠다.

 

제124조(침해로 보는 행위) ①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는 저작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의 침해로 본다.

3. 프로그램의 저작권을 침해하여 만들어진 프로그램의 복제물(제1호에 따른 수입 물건을 포함한다)을 그 사실을 알면서 취득한 자가 이를 업무상 이용하는 행위

 

불법복제인걸 알면서 취득하여 업무를 위해 사용하는 경우, 저작권자의 동의없는 리버스엔지니어링의 결과물을 활용하는 것도 불법이다.

 

그리고 이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제133조의2, 제133조의3 항목이다. 이 부분 역시 내용이 많으므로 원문을 참고하길 바란다.

 

요약하면 이렇다.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불법복제물이 전송되는 경우 사업자는 해당 복제물을 삭제/전송중단 조치를 하고 올린 회원에게 경고해야 하며, 3회 이상 경고를 받은 사용자는 이메일 계정을 제외한 나머지 회원서비스 이용을 정지당할 수 있다(블로그, 카페 등). 또한, 해당 서비스 자체(게시판)가 지속적으로 저작권 위반이 일어난다고 판단되는 경우(이 판단은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내린다) 서비스 일부 또는 전체를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아예 정지시킬 수 있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 처럼 포털의 블로그, 카페 서비스 전체가 정지되는 일은 없겠지만, 각각의 블로그/카페는 개별적으로 블라인드 조치가 지금과는 달리 더욱 강력하게 내려질 수 있음을 짐작할 있다.

 

 

마치며

 

나는 '저작권'은 매우 중요한 것이며 법률과 제도에 의해 반드시 보호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저작자의 의지에 반하여 자신의 저작물이 아무렇게나 퍼져나가고 심지어 저작자가 누군지조차 훼손되거나 다른 사람으로 둔갑되어 있다면 이 얼마나 창작 의욕 꺾이는 소리인가. 생각해봐라, 당신이 블로그에 올린 글을 누군가 멋대로 모아서 출판했더니 베스트셀러가 되어 막대한 인세로 부자가 되는 상황을. 당신은 그 글을 때 마시는 커피값이라도 벌어보겠다고 옆에 애드센스를 달았더니 순수하니 못하니 논란에 시달리는데 말이다.

 

컨텐츠가 디지털화 되면서 그 유통의 양상은 인류역사에 기록될 만큼 크게 변화했다. 더 많은 컨텐츠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빠르게 퍼져나간다. 그만큼, 저작권의 침해로 인한 피해도 갈수록 그 규모가 커져간다. 즉,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은 현 시점에서 반드시 필요하고 컨텐츠를 무조건 무료로 소비하고 싶어하는 이 풍조는 바뀌어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너무 아날로그 개념의 규제와 통제 일변도로 몰아가는 것은 오히려 시장을 위축시키고 건전한 소비활동마저 축소되는 등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 동영상이 무단으로 돌아다니는것을 무조건 차단하고 삭제할 것이 아니라 엔써미(http://enswer.me/) 같이 그 동영상에 광고를 삽입해 이익을 발생시킨다든가 하는 현재의 플랫폼에 적합하게, 생산자와 소비자가 타협할 수 있는 대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1. 단, 이미 제작되어 기성화 된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면서 특정한 기능의 추가/수정(통칭 커스터마이징)을 요구하여 진행된 경우에는 그 '변화된' 부분만 여기에 해당이 된다. [본문으로]
  1. 라지엘의 느낌

    Tracked from laziel's me2DAY 2009/06/20 12:17

    개정 저작권법 해설 어쩌라긔…

  2. 저작권법 개정안 09/07/23 문제점

    Tracked from Welcome To Hot Blog 2009/06/26 05:27

    ▲ 클릭하시면 확대해서 볼수있습니다 출처 : http://www.komca.or.kr/banner/event.swfhttp://www.imbc.com/broad/tv/culture/pd/board/index.html 일단 진리는 저작권이 지켜져야한다는것이죠 저작물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허용되고 침해되는지 법자체가 복잡합니다 앞으로 저작권법 개정안이 시행이된다면 UCC동영상이나 패러디물들이 가장 타격을 받게될것이구요 저작권자들의 CCL을 통해 다른사..

  3.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 전자투표 찬반 의원 목록

    Tracked from Debeo Cogitare 2009/07/05 23:52

    의원별 소속정당 범례: 한=한나라당, 민=민주당, 선=자유선진당, 창=창조한국당, 친=친박연대, 노=민주노동당 무=무소속 (진보신당은 4월 1일 당시 의석 없었음) 찬반별 정당 소속의원 수 범례: 당명(찬성 혹은 반대 의원 수/투표 의원 수)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 투표 의원(210인) 찬성 의원(143인) 강길부(한) 강명순(한) 강봉균(민) 강석호(한) 강성천(한) 강승규(한) 강용석(한) 고승덕(한) 고흥길(한) 공성진(한) 권영세(한) 권영..

트랙백 주소 :: http://blog.laziel.com/864/trackback/
옵션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