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짤막하게 미투데이에 쓰려다가... 살짝 글자수 오버하는 것 같아서 간만에 블로그에 포스팅.

나도 블로그에는 다른 유명인들처럼 깔끔하게 정제되고 논리적으로 다듬어진, 정보가 되고 유익해지는 그런 글들을 올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공부가 부족해 내가 남을 가르칠 만한, 그런 이야기는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냥 이렇게... 가끔 좀 긴 이야기를 하고 싶어질때 공개된 일기장으로 쓰게 된다. - 그런 의미에서의 텍스트큐브는 썩 나에게 맞지 않는 도구라는 생각이 들 때도 종종...

 

오랜만에 강경옥 선생님의 "스타가 되고 싶어?" 를 읽는 중이다. (만화책) 2000년 11월 초판본이니까, 곧 9년째가 되는 책이다. 이 책을 내가 언제 샀더라... 고등학생때까지도 책방, 만화방의 존재도 모르고, 노래방? 그게 뭔가여... 했던 내가 처음으로 만화책이라는걸 학교 앞 서점에서 샀던건 이영유님1 의 K2 였고, 아마 이 '스타가 되고 싶어'가 두세번째쯤 되지 싶다. 아, 처음 한번이 떨리지 사기 시작하니까 익숙해지는거 순식간이더라? 암튼. 지금은 절판도서에서도 구하기 힘든 책이 되어버렸는데, 고등학생때였나 대학 새내기때쯤이었나... 갓 만화책이라는걸 사서 보면서 신세계를 본 듯한 기분일 때 구입하고, 여전히 책장 한쪽에 고이 모셔놓고 있는 '도서'중 하나다.

 

각설하고.

 

이 만화속에는 핸드폰도 인터넷도 없다. 고등학생 소풍가는데 어디 공원 같은데고, 장기자랑으로 신성우, 서태지와 아이들이 단연 으뜸이다. MP3, 디카는 당연히 없을 뿐더러... 필름카메라로 몰래 찍어 현상하고, 미니카세트에 스피커 꽂아 음악을 나눠 듣는다. 이렇게 말하면, 어떤 사람들은 대체 언제적 이야기냐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게, 신성우에 서태지면 나 국민학생때 얘긴데. 2000년에 출판된 작품치곤 조금 '올드'한 시대설정이었을런지도 모르겠다.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요즘엔 드라마에서도 안 나올것 같은 올바른 표준어와 시적인 표현들로 이루어져있다. 말 한마디를 던지면서도 그 안에 몇가지 의미를 함축하고, 또 상대방의 말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고... 요즘엔 드라마에서조차 그렇게 곱씹어 생각해야 할 대사를 안쓰지. 문장 그대로 이해하면 되고, 뱉은대로 주워 담으면 되는 그런 가볍고 깊이 없는 말들. 만화나 소설은 물론이고, 칼럼과 사설과 신문기사에조차 의미를 이해할 수 없는 외래어 조합형 신조어, 축약어가 범람하고, 의도와 목적을 갖고 말이 오고 가는 지금에 비해 그 때의 말들은 얼마나 감성적이고 촉촉했던 것인지! 지금 떠올리면 요즘 표현으로 말하자면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민망하지만, 나도 그 시절엔 그런 생각을 했고 저런식으로 말했었지. 뭔가 기분이 아련~해지는 느낌이다. 한 10년쯤 더 뒤에 다시 책을 보면 또 어떤 기분일까? 20년, 30년쯤 더 지나 내 아이가 그 책을 보면 어떤 느낌을 받게 될까?

 

어느쪽이 더 좋다고는 못할지도 모르겠다.

시간은 흐르기 마련이고, 사람은 변하니까.

사람이 변하니까 사회도 변하는거고, 시대가 바뀌는거지. 기술의 발전? 그건 옵션이고...

 

2

  1. 월요일소년의 이영유님. 아직 선생님이라는 호칭 붙이기엔 좀..? [본문으로]
  2. 태그에 '강경'..까지 넣었는데 제일 먼저 추천되는 단어가 '강경진압'이라니. 대체 난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거냐. [본문으로]
태그 : 강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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