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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5 00:30
블로그 하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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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지끈거린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이 주제로 글을 썼고, 컨퍼런스며 포럼이며 서밋이며 여러가지 행사를 통해 블로그는 이러이러한 장점이 있고, 이러이러한 것을 할 수 있다! 고 강조하는 발표도 많았었지. 하지만 그 어느것도 정답도, 오답도 아닌채 우리는 설 익은 밥솥을 뒤적이고 있다. 미디어, 저널리즘이라는 단어를 가슴에 품고 블로그를 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블로그'라는 이름의 미니홈피를 쓰는 이도 있다. 나는 어디쯤일까. 별로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서, 토론하기 위해서 글을 올린다기보다는 내가 가진 생각과 사고를 '뱉어'놓는 일기장이며 낙서장으로 쓰고 있으니 미니홈피적 사용법에 더 가까울런지 모르겠다.

정보의 공유를 위해서 쓰는가? 다른 사람들의 동의와 협력을 얻어내어 어떤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가? 아니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방문자 끌어모아 광고 수익 좀 벌어볼 요량으로 블로그를 쓰는가? 그냥 사는 이야기 끄적거리는 노트 삼아 쓰는가? - 블로그는 수단이다. 목적이 되진 못한다. 각기 자신이 원하는 바가 있고, 그걸 이루기 위해 요즘 유행하는(한다고들 하는) 블로그라는 도구를 택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을 뿐이다. '누리꾼(네티즌)'이라는 단어만큼이나 블로거라는 단어는 참으로 모호하다. 유형의 집단이 아니며 일치된(혹은 합의된) 신념이나 공통의 성향을 꼽을 수가 없다. 그냥 '사람들'이라고 바꿔써도 별로 위화감을 느낄 수 없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결국 '왜 블로그를 하는가'에 대한 명쾌한 답은 결코 도출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내 관점에서는 네이버 블로그나 이글루스가 오히려 이상적이다. 기능이나 성능, 굳이 나처럼 쓰는 사람에게 있어 별로 아쉬울 것도 없다. 오히려 상을 엎기 위해 먼저 상 차리고 있는 설치형 블로그의 살기등등한 분위기에 비해 나긋나긋하기까지 하다. 네이버 블로그는 이웃기능이 있어 어떤 의미에서는 SNS적 요소도 부여되어 있고, 그렇게들 희망하는 트래픽마저 로또처럼 한번씩 부어주기도 한다. 이글루스는 가든이라는 훌륭한 커뮤니티 요소가 존재하고, 밸리라는 놀이터도 있다. 네이버 블로그나 이글루스 블로그를 쓰는 사람들이 블로그 포털에서 잘 눈에 띄지 않는 것은, 그들이 특이한 폐쇄성을 갖고 있거나, 무지몽매해서가 아니라 굳이 그 밖으로 나올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블로그 포털에 저들이 원하며, 자신의 서비스 내에서는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매력 요소가 생겨나지 않는한 언제까지나 OB다.

블로그에 대해 대안 매체의 성장과, 의제 설정(Agenda Setting)의 역할을 기대하는 사람들을 탓하는 것은 아니지만, 블로그를 한다면 응당 저널리즘을 가져야 한다든가 미디어로서의 기능에 주목해야만 한다느니 하는 주장은 상당히 내 심기를 불편케한다. 불특정 다수와의 교류의 장, 컨텐츠의 교환이나 정보 공유와 같이 명확한 목적성이 전제된 삭막한 만남이 아닌 감정과 감정이 만나는 경로가 절실히 필요하다. 나는 그 대안을 만들어보겠노라 날개를 만들었지만, 지금으로선 분명한 패러다임없이 방황하는 미디어 도구일 뿐이다. 주제가 있어야 하고, 목적이 있어야만 날개가 구성이 된다. 내 손으로 내가 그리는 이상향으로부터 떠나고 있는 기분이다. 스스로 말하기 뭐하지만 지금 계획한 기능들, 열심히 해서 다 밀어넣으면 제법 훌륭한 툴이 될거다. 다만 블로그의 미디어적 기능을 두드러지게 강조하는 한정된 도구로 말이지.

나는 다시 선택을 해야 한다. 블로그는 미디어일 수 밖에 없다고 인정하고, 그 관점에서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살려나갈 것인가. 아니면 초심 그대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손에 잡히는 것으로 끌어내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할 것인가.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주어진 카드를 더 쓸모있게 쓰는 법을 고민하는 것이 현명한 것일까, 더 많은 말을 손에 쥐기 위해 과감히 다음 수를 둘 것인가.

BlogIcon 라지엘 | 2008/03/15 01:07

아무래도 필요한건 '블로그, 그 다음' 이 아닐까싶기도...  _ [수정/삭제]   [덧글]

BlogIcon 엔루마 | 2008/03/15 20:52

저에게는 '블로그'는 '웹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책'같은 장소, 저널리즘같은 거랑은 벽을 쌓았죠.  _ [수정/삭제]   [덧글]

BlogIcon 라지엘 | 2008/03/16 23:02

저도 매우 동감입니다 =ㅂ =b  _ [수정/삭제]

BlogIcon 나인테일 | 2008/03/15 23:48

하아... 정말 그렇지요. 그놈의 저널리즘. 저널리즘 이외의 소재를 다루는 블로거들은 그냥 말라죽을 지경입니다. 저널리즘도 정치, 사회 뿐... 경제도 찬밥신세이지요. 지금 블로고스피어라는 곳은 주객이 전도되었지요.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 됐습니다. 그러면서도 왜 '진정한 블로그'가 인기가 없는지를 못 깨닫고 있으니 바보는 죽기 전까지 안 고쳐지나봅니다.

뭐, 저는 그냥 애니블이 잘 되기만 바랍니..(....)  _ [수정/삭제]   [덧글]

BlogIcon 라지엘 | 2008/03/16 23:01

그저 만만한게 정치 사회죠. 많이 까일수록 희열을 느끼며, 무지한 대중앞의 선각자 놀이하시는 분도 제법 눈에 띄구요.

애니블은 솔직히 말하면 별 생각 없이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으로 한 서너시간 주물거린 녀석입니다만, 막상 만들어놓고 나니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묘한 의무감 같은게 생기더라구요. 배부른 식사는 안되더라도, 달콤한 간식 정도는 될 수 있게..  _ [수정/삭제]

BlogIcon Chaos | 2008/03/16 16:50

쿈코...
이런저런 사정으로 그림올리던 것은 관뒀습니다.
다른 주제로 하나 만들까 생각중인게 벌써 1년이 넘었는데 귀찮네요.
뭐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해도 되는게 블로그 아닐지요?  _ [수정/삭제]   [덧글]

BlogIcon 라지엘 | 2008/03/16 22:57

지못미 그림창고.. 요즘 단속이 부쩍 가혹해졌던데 그 영향이신가요a
전에 싸이 안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 받던때가 있었는데, 블로그 하는 사람들이 그런 무형의 압력에 거부감을 느꼈다 말하면서 정작 블로그에 대해서는 자신들도 같은 태도를 보이고 있지는 않은가 싶기도 합니다.  _ [수정/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