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로 검색된 결과 : 1건

2008/05/03 23:40
웹서비스의 민주화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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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분명하게 밝혀둘 것이 있습니다. 위 사진의 출처는 '아라리'님이 작성하신 "구호만발. 아, 민주의 꽃이어라"라는 글을 통하여 올라온 이미지입니다. 그러나 위의 사진속 상황과 구호들은 이 글에서 다루게 될 별개의 주제에서 한 예시로 사용되는 것이며, 이 글은 특정한 정치적 목적이나 방향성을 가지고 작성된 글이 아니며, 사진속의 구호나 출처 블로그의 글의 성향, 사상, 신념은 저와 연관성이 없음을 미리 밝힙니다.



'민주'라 하는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가 주인이 되는 평등한 체계를 의미한다. 어떤 산업에서든지 일부의 소수만이 누리던 특권을 민주화시켜 주는 ("democratization") 사업자는 환영을 받고 성공을 하게 된다. 검색포털들은 정보에 대한 접근을, 미니홈피는 자신을 드러내는 '개인 홈페이지'를, 블로그는 미디어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시원스레 이루어주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위치에 있고 또 더 성장하리라 기대되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웹서비스에 있어 여전히 진정한 의미에서 민주화가 온전히 이루어지고 있는가는 의문을 갖게 된다.

스타벅스는 커피만을 팔지 않는다. 그들은 바로 '선택'을 팔았고, 고객은 여기에 열광했다. 오죽하면 멍청이들이 호사스러운 선택을 할 수 있게 해 준 것이 스타벅스의 성공 요인이 되었다는 분석도 있을까. 많은 웹서비스들이 민주화 된 듯 보이지만, 종종 기획자와 개발자가 의도한 시나리오 위에서 흐름이 흘러가고 있는 경우를 발견한다. 간혹 노골적으로 그러한 사용성을 강제하는 경우도 눈에 띈다.

네이버 블로그와 티스토리. 순수하게 기술적으로 생각하면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티스토리는 타 서비스에서라면 당연히 알아서 돌아가야 할 사소한 부분까지도 모두 사용자의 선택에 맡긴다. 하나부터 열까지. 그래서 IT에 익숙치 않은 많은 사람들이 우주선 계기판을 보는 듯한 현기증마저 느끼며 기겁을 한다. 그에비해 네이버 블로그에는 이미 대부분 갖추어져 있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선택하는 것과 같이, 무엇을 선택하든 일정 수준 이상의 호사는 누릴 수 있게 해준다. 사용성을 기획된 시나리오 안에 철저하게 통제한다. 미디어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라는 것 보단, 네이버 검색을 이용해 여기저기 다니면서 발견한 좋은 컨텐츠를 네이버 블로그 안에 밀어넣게 한다. 대표적으로 스크랩 기능을 예로 들 수 있겠다. 1 블로그를 민주화시켜주는 서비스이지만 온전히 민주적이진 않다. 그 정당성이나 철학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지금 이 순간에도 네이버 블로그에는 컨텐츠가 쌓여간다.

사람은 모두 똑같지 않다. 百人百色이라 하지 않는가, 나와 당신은 엄밀히 다른 존재다. 타고난 유전자와 능력이 다르다. 성장 환경도 다르고 보고 배운 것도 다르며 경험이 다르다. 따라서 그 결과인 생각과 행동 표현이 모두 다르다. 간혹 필연적 우연으로 인해 일치성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그 확률은 일반적으로 낮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종종 문학속에서 환상속에서 일정 이상 타인과 일치되거나 잘 맞아떨어지면 우리는 그것을 운명이니 붉은 실로 이어진 연緣이니 하며 감격해 하는 것이다. 글의 도입부에서 다분히 민감한 사진임을 알면서도 굳이 인용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 많은 사람들은 모두 자의에 의해 자신의 생각을 토로하고 있다. 광우병 관련 사안을 두고 대통령과 정부를 지탄하는 공통점을 갖는다. 하지만, 그 어느것도 똑같은 구호가 없다.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같은 방향을 보고 있지만 모두 제각각이다.

웹서비스도 이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양만 민주적인 서비스가 아니라, 정말로 그 서비스 안에 있는 사람들이 무한히 자유로우며 노력 여하에 의해 언제든 자신의 뜻을 관철할 수 있어야 한다. 같은 플랫폼, 같은 서비스를 쓰고 있으나 그 사용성과 현상은 천명이면 천명, 만명이면 만명 모두 다르다. 전부터 내가 "좋은 블로그" 라는 표현에 대해 분노를 감추지 못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 여기 있었음2" 이라는 짤막한 글을 인터넷에 남기는 것은 컨텐츠 취급도 못받고 쓰레기 소리나 들어가며, 그건 좋은 블로그가 아니라고 혀를 찰 사람이 있을수도 있다. 하지만 그 한 줄의 문장이 나에게는 내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며 내 일생에 있어 중요한 기록일 수도 있다.

같은 플랫폼, 같은 서비스를 사용한다고 해서 그의 생각이며, 사용성까지 같을 수는 없다. 같지 않아야 한다.
웹서비스의 민주화는 서비스가 유저에게 "맞춰주는" 것이 아니라, 유저가 서비스를 자신에 맞게 "맞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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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물론 네이버측에서 단순한 편의기능이었을 뿐인데 사용자들이 그렇게 쓰고 있을 뿐이라고, 오히려 그러한 사용성이 이레귤러라고 주장하면야 달리 할 말은 없다. 하지만 네이버는 주로 검색을 위해 많이 찾는다. 그리고 웹페이지에서 나오는 자료보다는 자체 DB의 자료가 더 많다. 이 경우 그 자료를 보존하여 활용하고자 한다면 특별히 생각하지 않아도 대부분 자연스럽게 스크랩 기능을 이용해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에 담으려 할 것이고, 또 이렇게 스크랩된 자료가 다시 검색에 노출되기도 한다. 이러한 사용성은 우연이라기보단 필연이라고 생각하는게 더 자연스럽지 않은가? [돌아가기]
  2. 영화 쇼생크 탈출의 엔딩을 연상하시라 [돌아가기]
  3. 다만, 모든 것이 그러하듯, 시기와 환경 역시 중요함을 잊지 않아야 한다. 라틴어로 쓰여져 소수만 읽을 수 있었던 성경을 영어 등 '평민의 언어'로 번역하여 민주화 하려던 것은 마틴 루터였으나, 비로소 성경이 민주화 된 것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이후가 아니던가. [돌아가기]

BlogIcon 엔루마 | 2008/05/04 10:12

진정한 웹의 민주, 한번 생각해 볼 문제군요.
[하지만 전 티스토리에 널려있는 'only 뉴스 Ctrl+c, v' 블로그들에게는 '나쁜 블로그'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_ [수정/삭제]   [덧글]

BlogIcon 라지엘 | 2008/05/22 19:38

뭐 그거야 두 말 할것도 없는 양아들이죠[..]  _ [수정/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