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의 무게'로 검색된 결과 : 1건

2007/08/20 08:45
자신의 무게에 대한 자각의 필요성

우리는 모두 언제나 둘 이상의 아이덴티티를 갖고 삽니다. 누군가의 아들인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친구일 것이고, 블로거이자 학생이며... 중고등학교 수업시간때 기초적으로 배우는 자아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의 기본입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다른 아이덴티티에 대해 의도적으로 외면한 상태에서의 행동과 발언을 사람들은 어떻게 이해하게 될까요?

예를 들어 한명숙 전 총리께서 '한 명의 대한민국 국민'이며 '한 명의 블로거'라는 아이덴티티만을 전제로, 특정 사안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올리셨다고 생각해 봅시다. 사람들은 이 글을 그저 어떤 블로거가 이렇게 올렸다, 라고 생각을 할까요 아니면 '전직 총리가 이렇게 발언했다'고 생각을 할까요? 노무현 대통령께서 사석에서 "아 참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생각도 듭니다"하고 반 농담으로 던진 소리는 한 사람의 개인으로서 던진 말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국가의 지도자씩이나 되는 사람이 너무 경솔하게 말했다'며 손가락질했습니다. 박근혜씨는 정치인 박근혜로서는 열심히 하는 지 모르나, '독재자 박정희의 딸'이라는 정체성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때문에 박근혜씨가 고 육영수 여사와 비슷한 외양을 갖추고 정치활동을 하는 것이 '정치인 박근혜가 가질 수 밖에 없는 필연적 유사성'으로 보여지기보다 '독재자의 정치적 배경을 업은'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당사자의 의도나 의지와는 상관없이 비논리적이거나 때때로 감정적인 비난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있는 것입니다.

자신의 발언의 무게는, 자기가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쓰는 가면과 타이틀은 내 스스로 갖는 것이 아니라, 남이 나에게 어떤 가면과 타이틀을 부여하고 기대하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의도하든 의도치 않든 곡해되거나, 곧이 곧대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임을 알고도 말하는 것은 소신도 용기도 아닌 단순한 꼬장에 불과합니다. 남들 눈치 보면서 설설 길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자신이 갖는 발언이 남들에게 어떤식으로 받아들여 질 지 정도는 "생각이란 걸" 좀 하면서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말은 살아있는 생물과도 같고, 자신의 자식과 같습니다. 그 '자식'이 뭇 사람의 눈을 찌푸리게 만들면 대뜸 '대체 저 부모는 누구길래' 소리가 나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요즘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해 몇몇 정치인들이 벌이는 경쟁, 내가 더 나라를 사랑하고 내가 더 이 나라에 맞는 인물이라고 외치는 것도 좋습니다만, 말 한마디 한마디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 하시면 좋겠습니다.

BlogIcon 571BO | 2007/08/20 14:41

옳은 말씀이십니다!  _ [수정/삭제]   [덧글]

BlogIcon egoing | 2007/08/20 17:56

아 결국 꼬장이라는 단어의 등장. ㅋㅋ
요즘 저도 대화라는 주제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블로깅도 하고 있습니다만,
도처에 흩어져있는 자신의 정체성을 마치 하나 인것처럼 무겁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인 것 같내요.  _ [수정/삭제]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