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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5/28 구글 수표 한 장 (9)
2007/05/28 23:26
구글 수표 한 장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얼마전 타계하신 피천득 선생님의 '은전 한 닢'의 패러디입니다 :)
즐겁게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혹시 퍼가시게 되면 출처 표시해 주세요.
내가 서울에서 본 일이다
초췌한 블로거 하나가 은행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오십 달러짜리 구글 수표 한 장을 내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수표가 못 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은행 직원의 입을 쳐다본다. 은행 직원은 블로거를 물끄러미 올려다보다가 키보드를 두들겨 보고 '좋습니다'하고 내어준다. 그는 '좋습니다'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수표를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다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은행을 찾아 들어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을 꾸물거리다가 그 수표를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구글의 수표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은행 직원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다보더니,
"어떻게 이 수표를 만드셨습니까?"
블로거는 떨리는 목소리로,
"어제 DHL을 통해서 받았습니다"
"낚시글로 방문자를 끌어 모으신거 아닙니까?"
"누가 요즘 낚시글 따위에 애드센스를 클릭한답니까? 낚으면 욕은 안 먹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블로거는 얼른 손을 내밀었다. 은행 사람은 웃으면서 "좋습니다" 하고 던져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수표가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보는 것이다. 기름진 손가락이 주머니 속에서 그 돈을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벽돌담 밑에 쭈그리고 앉아서 수표를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는 얼마나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간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많이 클릭합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칠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부정클릭하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고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낚시글로 만든 것이 아닙니다. 이올린 메인에 뜬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의 블로그를 추천 블로그로 꼽아준답디까? 하루 방문자 10명 한번 넘겨본 적이 없습니다.
리플 한 번 주시는 분도 백에 한 분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한 명 한 명 얻은 방문자에서 몇 클릭씩을 모았습니다.
이렇게 쌓인 수익으로 간신히 PIN 을 신청해 받았습니다. 이 수표를 얻느라 일 년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돈을 만들었단 말이오? 그 돈으로 무엇을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구글 수표 받았다는 포스팅 한 번이 해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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